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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언제가도 정겨운 청계산 개구리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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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개구리집을 다녀왔습니다.

아침.. 아이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는데, 한 아이가 '오늘은 어디가요?' 하고 묻더군요. '오늘은 청계산 개구리집에 간단다.'하고 말해주었더니 이 아이가 '아싸!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아!!' 하면서 얼른 버스로 뛰어가더군요. ㅎㅎㅎ 3월에 가고 또 가서 혹시 에이 또 가요? 하는 반응이 나올까봐 조금은 두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 아이의 말한마디에 뿌듯함과 행복함으로 들살이를 열게 되었습니다.

개구리집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익숙하게 하우스 안에 가방을 놓고 활동을 기다립니다. 오늘은 먹는 풀과 못먹는 풀에 대한 공부입니다. 코딱지 등장..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릅니다. 그리도 좋을까? ㅎㅎㅎ

코딱지를 따라 산길을 갑니다. 찔레꽃이며 국수나무, 수영, 명아주, 깻잎을 닮은 뭐더라?? 벌깨나물이던가? 하여간 먹을 수 있는 여러가지 것들(꽃다지님이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겁니다. 곧이요..)을 바구니에 담으며  아이들이 산인지, 산이 아이들인지 조그만 오솔길을 아이들의 웃음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고 또 뛰었습니다.

가마솥에 밥을 하는 동안 코딱지의 재미난 수수께끼가 이어지고, 논두렁으로 달려나갑니다. 길건너 개울에 거침없이 풍덩풍덩 들어가 한참을 놀다가 배꼽이 꼬르륵 할 때쯤 아이들이 개구리집으로 옵니다.

가마솥에 누룽지를 박박 긁어서 너도 하나 나도 하나 바삭바삭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누룽지를 한 입 물고, 김이 솔솔 나는 밥에 뜯어온 나물을 살짝 데쳐서 넣고 농장에서 따온 상추며 쑥갓을 숭숭 잘라서 넣고 고추장 듬뿍, 들기름 듬뿍 쳐서 석석 비빕니다.

항상 해마다 엄마를 줘야 한다며 도시락에 비빔밥을 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가져가면 다 쉬어서 먹지 못할텐데...

하여간 신나게 밥을 비벼서 맛나게 먹고, 코딱지의 짓궂은 장난이 시작됩니다. 호스에서 나오는 물로 터널을 만들어 터널지나기... 또 물놀이 입니다.
물벼락을 맞아도 그리 좋은지 물터널 속으로 들어가면서 깔깔깔,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깔깔깔... 물벼락을 맞아도 깔깔깔...

결국 길건너 개울로 가서 온 몸을 풍덩 담구어 버립니다. 돌밭에 이리저리 미끄러져 발에 벌겋게 달아올라도 아프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집에가면 무척 아플텐데...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약을 발라주면 또 가서 첨벙... 에구구...

모두들 물텀벙이 되어 돌아옵니다.  옷을 갈아입고 간식을 먹을 시간.. 그 새를 못참고 또 물장난입니다. 이제 갈아입을 옷도 없는데....

간식을 먹고, 두꺼비랑 개구리 퍼즐 맞추기를 하였습니다.

서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퍼즐을 맞추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물놀이에 젖은 옷은 아랑곳도 하지 않고, 물놀이에 땀에 범벅이 되어 나는 땀내음도 구수하기만 한 모양입니다. 모두들 코가 닿을 만큼 모여 앉아 퍼즐을 맞췄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수께끼!!!

들풀이 가지고 있는 독을 네번 죽여서 인간이 먹는데, 어떻게 네 번 죽일까? 입니다.

많은 대답이 나옵니다.  땡! 땡! 땡! 이 연발을 하지만 가끔 하나씩 딩동댕이 나옵니다. 그러면 다시 시작! 꺽어서 죽인다. 삶아서 죽인다. 말려서 죽인다. 들기름에 달달 볶아서 죽인다. 라는 대답이 나올 때 까지 계속됩니다. 유후! 결국 모든 아이들의 답을 종합해서 대답한 아이가 선물로 흙피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열심히 놀아서 종아리며 발에 물집이 잡힌 아이에게도 선물이 갑니다.

모둠활동을 하면서 예전에는 모둠 교사인 제가 대부분의 것을 했는데, 이번에 아이들에게 그냥 맡겨봅니다. 이럴수가 저보다 훨씬 더 잘합니다. 돌아가면서 역할 분담을 하고, 각자의 일을 나누어 기쁘게 하면서 아이들이 더 기뻐합니다. 아하! 뭔가 모둠에 역할을 맡아서 하는것도 아이들에게는 기쁨이 되고 보람이 된다는걸 스스로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역시... 믿는 것만큼 큰 힘이 없다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합니다.

매번 아이들을 대하면서 매번 느끼지만 또 매번 잊어버립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하는 것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을...

정말 신나게 놀고 왔습니다.  버스에 타자마자 아이들이 잠이 듭니다. 얼마나 곤하게 자던지 도착하기 조금 전에 깨워야 하는데.. 깨우지 말고 재웠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흔들어서 깨워 각 자 내릴  곳에 내려주고 마직막으로 내려서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끔 우리 딸내미, 민하가  자원교사 도우미로 가는데, 이번엔 아예 한 모둠을 맡겼습니다. 4년의 생태학교 경력(민하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인가? 2학년 부터인가? 졸업할 때 까지 생태학교를 다녔답니당. 저보다도 풀이름 꽃이름을 더 많이 알지요.)이있지만 아직은 어린데... 했는데, 기대 이상입니다. 에고 쑥스럽넹..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들 대하는 걸 어려워 하더니 이젠  자원교사 역할을 제법합니다.  생태학교 아이중에 제 동생 결혼 짝궁까지 물색을 해놓고..ㅎㅎㅎ 이 스토리는 담에 만나서 계속...

하여간 신나고, 너무 신나서 몸이 노곤한 하루 였습니다. 언제나 끝나기 전까지는 이러저러한 걱정이 많은데, 끝나고 나면 너무나 행복한 느낌... 뭐라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 느낌.. 우리 함께한 백리향, 꽃다지, 하늘지기, 수수꽃다리, 천남성은 알지요..

그 기분 좋은 느낌을 함께 하고 싶으시면 고마리, 찔레꽃도 곧 함께 해 Boa요!!!

꽃다지님의 자세한 먹는 풀, 못먹는 풀과 재미난 수수께끼 이야기는 개봉박두!!! 부탁해요~ 꽃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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