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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화요일(11일) 모임을 마치고
우리아이가 다니는 산돌학교에 학부모 1일생활관교사를 하러 갔었어요.
그때 이야기를 산돌학교 홈에 올리고 여기도 올립니다.
그날 나 무지 바빴거든요~ -
산돌 여학생들 칭찬합니다!!
- 일일생활교사를 마치고 -
기숙사 1일 생활교사를 하기로한 지난 9월 11일,
오전에 지역에서 하는 환경모임이 있는날이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시원해지는 9월부터 가을꽃 모니터링을 하기로 헌 첫날이다.
늘 나가던 애기능 숲길을 따라 지는 여름꽃과 피는 가을꽃을 보고 하나씩 골라 세밀화를 그렸다. 각자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꺼내놓고 갖가지 반찬을 넣고 흔들어 추억의 도시락 비빔밥을 만들어 맛있게 먹었다.
회원들과 자리를 옮겨 차를 마시며 쉬다가 오후3:30분에 산돌로 출발했다.
송하나샘이 올려놓은 ‘기숙사생활메뉴얼’을 꺼내서 전체를 읽고
주요한 시간대별 행동강령에 밑줄과 동그라미를 쳐서 외우며
전철타고 갈아타고 청량리에서 내려 시외버스타고 수동농협에서 내렸다.
수동농협에 내리면 서울과 확 다른 시골풍경에 나를 내려준 버스가 지나간 뒤의 흙먼지 냄새가 방학때 시골외갓집갈 때 그 느낌이다. 늘 가슴 설레이게하는 그 내음..
교무실에 가서 새로 부임한 안영미샘, 하나샘과 인사하고
미처 저녁을 못먹어서 나가서 저녁을 먹고 들어왔다.
첫 임무가 청소검사라 잘 안하려고들 할때 큰소리로 독려를 하면서
나도 같이 걷어부치고 청소를 하리라.. 그러려면 배가 든든해야겠기에.
하나샘의 주의사항을 듣고 걱정마시라고 하나샘을 집으로 보내드리고
청소시간 10분전쯤 올라가니 벌써 2,3층 계단맡은 친구는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다.
“시간도 안되었는데 왜 벌써 하니?” "미리 해 버리면 좋아요.“ 아~ 그렇구나.
어느새 여기 저기서 빗자루 들고 왔다갔다, 화장실에서 물트는 소리,
방에서 소리없이 치우는 모습, 다들 분주하다.
다 모여서 시작하기전 “친구들~ 나는 4학년 오다은언니엄마예요. 오늘저녁,내일아침까지 같이 있을꺼예요~” 하고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기회가 없다.
그러나 오고가며 만나는 친구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
이건 교문에 들어서면서부터다.
누구인지 묻지도 않고 알려고도 않고 그저 보면 웃으며 인사하는 산돌인! 참 좋다.
그런데 가만보니 어른인 나에게만 하는게 아니다.
자기네들끼리도 한다. 후배가 선배에게 단전에 손을 대고 아주 공손히 한다.
청소를 하느라 그렇게 왔다갔다하면서도 만날때마다 하니 수도 없이 한다.
처음엔 다 내게 하는줄 알고 내가 다 받아먹었다. 응, 안녕, 안녕, 응, 응..
에고 힘들겠다. 한번만 하면 안되나?
검사를 해 달라고 해서 가서 보고 큰소리로 ‘합겨~어~억“을 해 줬다.
여기도 “합겨~어~억” 저기도 “합겨~어~억”
"2층 휴게실은 바닥만 하지 말고 우리가 앉는 소파도 했으면 좋겠다.." 그랬더니
얼른 걸레가지고 와서 그 소파를 반질반질하게 다 닦는다. 이쁜것.. 합겨~어억.
그랬는데 조금있다가 장부들고 누가 오더니 검사를 또한다.
나 말고 검사하는 담당이 또 있구나. 아하 매뉴얼에 나온 사생장이 저 친구로구나.
나보고 검사한 게 몇점이냐고 묻는다.
“몇점? 점수로 해야돼? 난 합격 or 불학격인데“
그럼 그게 몇점이냐고 묻는다 “ 몇점? 100 or 0점이지”
그런데 5점이 최고점수라며 난감해한다
“그럼 합격이 5점이 되는거지”
“모두 다 5점요?” 믿기지 않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의심이 가나 어쩔수 없다는 표정.. 걱정마 다 잘했어(속으로)
알아서 척척 간식도 차례대로 챙겨가고
청소를 못마친조는 스스로 안 먹는다
먹는거 앞에서도 원칙을 지킬 수 있을만큼 성숙해있는 아이들.. 기특하다.
묵학시간이 되고 방마다 앉기는 했는데 공부하는것 같지는 않다.
한바퀴돌고, 다시 한바퀴돈다. 공부든 아니든 바로 앉고 책을 들고 있기..
입구방에 신발이 어째 좀 많아보인다.
순간 묵학시간에 다른방으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라는 매뉴얼내용이 생각나서
“여기 다른방에서 온 친구들 있지? 얼른 자기방으로 돌아가자” 한번 해봤더니
“네~” 하면서 2명이 나온다. 역시..
알아서 척척하길래 묵학시간 끝나도 그냥 뒀더니 누가 지나가면서 말해준다
“묵학시간 끝났다고 말해줘야돼요” “ 아 그래?”
9:30분에 복도등 하나 끄고 씻고 잘 준비를 한다.
외국인샘이 나에게 와서 언제 씻을거냐고 묻는다.
내가 오늘 외국인샘과 한방을 쓰기로 되어있어서.
“한 12시쯤, 얘들 다 잔후..”
짧게 대답했다. 길게 말 하는건 초면에 실례될까봐 후후..
불을 다 끄고나니 5~6 명이 소강당에 다시 모인다. 공부를 더하겠다고.
자는 사람 방해되지않게 각자 개인 스탠드를 가지고.
또 방을 한바퀴돈다. 얘기하는 사람들. 조용히.. 말하지 말고.. 자라고 .
소강당친구들 정말 공부하는지, 모여서 얘기하는지 수시로 가서 엿본다.
소리 안나는 슬리퍼 신고. 첫 번, 두 번째 볼때는 서로 쳐다보는 분위기상으로
얘기를 하는듯했으나 세 번째부터는 각자 공부를 하는듯했다.
말도 안하고 각자 열심히.. 아~ 정말 기특하다.
이제 방에서도 아무 소리가 없다. 다 자나보다.
11시가 되어서 소강당팀도 다 자러가고 1층현관, 2층 계단, 로비불하나 남기고 모두 끄고 앞뒤 철문 잠그고 씻고 12시쯤 나도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6:30분에 복도, 로비불 키고 방마다 들여다보며 보통소리로 “자 일어나자 기상~”
그다음 2단계 방문을 두드리며, 방스위치 누르며 좀 큰소리로 “얼른 일어나자, 기사~앙”
마지막 한바퀴 또 돈다 “다른사람들 기다린다, 빨리 모이자, 얼른..”
이른시간이라 일어나기 참 힘들겠다 싶다.
내가 아는 선생님은 캠프가서 아이들을 깨울때 큰소리로 시조를 읊조린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나도 그렇게 해볼까하다가 아이들이 ‘저 아줌마 미쳤나보다’ 고 할까봐 그만둔다.
아침에 일어날 때 시원하고 경쾌한 음악을 틀어주면 좋겠다 싶다.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깨우고 몸을 일으키고 기분도 살리고.. 선생님께 건의해봐야겠다.
그래서 6:50분쯤 현관에 모여서 인원체크하고 체조를 한다. 나도 옆에서 했다.
그리고 운동장에서 긴줄 넘기 ‘꼬마야, 꼬마야 땅을 짚어라’를 두 팀으로 나눠 한다.
나도 한바탕 뛸까하다가 출근해야되니까 무리할까봐 아이들이 줄넘기하는것을 보며 운동장을 천천히 걷는다. 몇바퀴돌고 물소리가 경쾌하게 들려 물가를 따라 한번 걷고 오니
갑자기 아이들이 하나도 없다. 엥~ 어느새 다 어디로 사라졌누?
시계를 보니 7:07분 20분도 채 안하네. 운동시간이 30분이라는데 .
요것들이 내가 모른다고 약식으로 하고 들어갔나?
2층에 와서 물으니 원래 그렇게 한단다. 15분에서 20분 정도로.
“정말?” “정말이예요. 그렇게 해요” 슬아가 말하는데 진지한 눈빛이 거짓말같지않다.
방에가서 짐을 챙겨 나오니 하나샘이 벌써 오셨다.
걱정말고 천천히 오시라니까, 못 미더워서 빨리 오셨나?
“어머니 아이들이 말 잘 듣던가요?”
“네 너무너무 잘 해요, 참 잘했어요. 제가 할 일이 없어요. 놀랬어요. 대단해요”
다은이를 만나서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었다.
보리섞고 팥넣은 밥에 잣넣은 멸치볶음, 콩나물무국으로 맛있게 먹었다.
평소에는 아침을 먹지 않는데 산돌밥은 있을때 먹어둬야한다.
밥상이 아니라 약상이므로.
식사후 쉬는시간에 4학년교실에 올라가봤다.
아 여기, 몇년전 학교설명회때 조영훈목사님의 안내에 따라 학교전체를 돌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
백몇년전에 지어져 지방문화재가 된 정자.
이런곳에서 동양고전을 배우다니, 우리아이들은 복받았다고 생각했던곳.
“다은아 엄마는 이런데서 살고 싶다. 더 클필요도 없고 딱 이정도면 충분해.”
“ ....(묵묵부답)..”
방 구석구석을 둘러보고있는데 민중이, 해리, 주혁이등이 올라온다.
“왜? 아~ 쉬는시간에 공부하려고?” 민중 “아이 쑥스럽네..”
다은이 속삭인다. “엄아 재네 공부안해. 누워서 놀고 기타치고 그래..”
“알았어 다은아, 모른척 해주는것도 좋은일이야”
“다은아 우리 동혁이한테 가보고 내려가자”
교실뒷산 몇년전 나무가 된 동혁이한테로 갔다.
금방 가져다 놓은듯한 작은 꽃바구니가 놓여있다.
어머 누가 왔다갔나? 그거 조화야. 아 그렇구나. 조화구나.
동혁이를 꼭 껴안았다. “동혁아 잘 있었니? 잘 있었어?”
동혁이를 안고 쓰다듬고 귀를 대고 대답을 기다렸다. ‘네~’ “응~”
내려와서 9시쯤 아이들은 교실로 들어가고
새로 대표교사가 된 밥샘께 축하인사를 드리고 안샘과 인도이동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안영미샘의 배웅를 받으며 산돌을 출발했다.
버스를 타니 그제서야 잠이 쏟아져 차 타고 오는 내내 사정없이 졸았다.
임무를 마친 뿌듯함에, 산돌여학생들의 의젓한 태도에 흐뭇해하면서.
집에 와서 샤워하고 점심 먹고 출근했다.
사무실에 와서 심장수술을 받고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 건모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수술후 따로 치료받을건없고 운동하고 잘먹으면 된단다.
“잘 먹는건 문제없잖아요.
생협이사장님이 누워있는데 회원들이 병문안올때 생협식품들고 오겠네.
메뉴 겹치지않게 교통정리나 잘해주세요. 주로 곰국으로 하고 간간이 과일도 좀 섞고 하하“
우리아이가 다니는 산돌학교에 학부모 1일생활관교사를 하러 갔었어요.
그때 이야기를 산돌학교 홈에 올리고 여기도 올립니다.
그날 나 무지 바빴거든요~ -
산돌 여학생들 칭찬합니다!!
- 일일생활교사를 마치고 -
기숙사 1일 생활교사를 하기로한 지난 9월 11일,
오전에 지역에서 하는 환경모임이 있는날이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시원해지는 9월부터 가을꽃 모니터링을 하기로 헌 첫날이다.
늘 나가던 애기능 숲길을 따라 지는 여름꽃과 피는 가을꽃을 보고 하나씩 골라 세밀화를 그렸다. 각자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꺼내놓고 갖가지 반찬을 넣고 흔들어 추억의 도시락 비빔밥을 만들어 맛있게 먹었다.
회원들과 자리를 옮겨 차를 마시며 쉬다가 오후3:30분에 산돌로 출발했다.
송하나샘이 올려놓은 ‘기숙사생활메뉴얼’을 꺼내서 전체를 읽고
주요한 시간대별 행동강령에 밑줄과 동그라미를 쳐서 외우며
전철타고 갈아타고 청량리에서 내려 시외버스타고 수동농협에서 내렸다.
수동농협에 내리면 서울과 확 다른 시골풍경에 나를 내려준 버스가 지나간 뒤의 흙먼지 냄새가 방학때 시골외갓집갈 때 그 느낌이다. 늘 가슴 설레이게하는 그 내음..
교무실에 가서 새로 부임한 안영미샘, 하나샘과 인사하고
미처 저녁을 못먹어서 나가서 저녁을 먹고 들어왔다.
첫 임무가 청소검사라 잘 안하려고들 할때 큰소리로 독려를 하면서
나도 같이 걷어부치고 청소를 하리라.. 그러려면 배가 든든해야겠기에.
하나샘의 주의사항을 듣고 걱정마시라고 하나샘을 집으로 보내드리고
청소시간 10분전쯤 올라가니 벌써 2,3층 계단맡은 친구는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다.
“시간도 안되었는데 왜 벌써 하니?” "미리 해 버리면 좋아요.“ 아~ 그렇구나.
어느새 여기 저기서 빗자루 들고 왔다갔다, 화장실에서 물트는 소리,
방에서 소리없이 치우는 모습, 다들 분주하다.
다 모여서 시작하기전 “친구들~ 나는 4학년 오다은언니엄마예요. 오늘저녁,내일아침까지 같이 있을꺼예요~” 하고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기회가 없다.
그러나 오고가며 만나는 친구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
이건 교문에 들어서면서부터다.
누구인지 묻지도 않고 알려고도 않고 그저 보면 웃으며 인사하는 산돌인! 참 좋다.
그런데 가만보니 어른인 나에게만 하는게 아니다.
자기네들끼리도 한다. 후배가 선배에게 단전에 손을 대고 아주 공손히 한다.
청소를 하느라 그렇게 왔다갔다하면서도 만날때마다 하니 수도 없이 한다.
처음엔 다 내게 하는줄 알고 내가 다 받아먹었다. 응, 안녕, 안녕, 응, 응..
에고 힘들겠다. 한번만 하면 안되나?
검사를 해 달라고 해서 가서 보고 큰소리로 ‘합겨~어~억“을 해 줬다.
여기도 “합겨~어~억” 저기도 “합겨~어~억”
"2층 휴게실은 바닥만 하지 말고 우리가 앉는 소파도 했으면 좋겠다.." 그랬더니
얼른 걸레가지고 와서 그 소파를 반질반질하게 다 닦는다. 이쁜것.. 합겨~어억.
그랬는데 조금있다가 장부들고 누가 오더니 검사를 또한다.
나 말고 검사하는 담당이 또 있구나. 아하 매뉴얼에 나온 사생장이 저 친구로구나.
나보고 검사한 게 몇점이냐고 묻는다.
“몇점? 점수로 해야돼? 난 합격 or 불학격인데“
그럼 그게 몇점이냐고 묻는다 “ 몇점? 100 or 0점이지”
그런데 5점이 최고점수라며 난감해한다
“그럼 합격이 5점이 되는거지”
“모두 다 5점요?” 믿기지 않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의심이 가나 어쩔수 없다는 표정.. 걱정마 다 잘했어(속으로)
알아서 척척 간식도 차례대로 챙겨가고
청소를 못마친조는 스스로 안 먹는다
먹는거 앞에서도 원칙을 지킬 수 있을만큼 성숙해있는 아이들.. 기특하다.
묵학시간이 되고 방마다 앉기는 했는데 공부하는것 같지는 않다.
한바퀴돌고, 다시 한바퀴돈다. 공부든 아니든 바로 앉고 책을 들고 있기..
입구방에 신발이 어째 좀 많아보인다.
순간 묵학시간에 다른방으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라는 매뉴얼내용이 생각나서
“여기 다른방에서 온 친구들 있지? 얼른 자기방으로 돌아가자” 한번 해봤더니
“네~” 하면서 2명이 나온다. 역시..
알아서 척척하길래 묵학시간 끝나도 그냥 뒀더니 누가 지나가면서 말해준다
“묵학시간 끝났다고 말해줘야돼요” “ 아 그래?”
9:30분에 복도등 하나 끄고 씻고 잘 준비를 한다.
외국인샘이 나에게 와서 언제 씻을거냐고 묻는다.
내가 오늘 외국인샘과 한방을 쓰기로 되어있어서.
“한 12시쯤, 얘들 다 잔후..”
짧게 대답했다. 길게 말 하는건 초면에 실례될까봐 후후..
불을 다 끄고나니 5~6 명이 소강당에 다시 모인다. 공부를 더하겠다고.
자는 사람 방해되지않게 각자 개인 스탠드를 가지고.
또 방을 한바퀴돈다. 얘기하는 사람들. 조용히.. 말하지 말고.. 자라고 .
소강당친구들 정말 공부하는지, 모여서 얘기하는지 수시로 가서 엿본다.
소리 안나는 슬리퍼 신고. 첫 번, 두 번째 볼때는 서로 쳐다보는 분위기상으로
얘기를 하는듯했으나 세 번째부터는 각자 공부를 하는듯했다.
말도 안하고 각자 열심히.. 아~ 정말 기특하다.
이제 방에서도 아무 소리가 없다. 다 자나보다.
11시가 되어서 소강당팀도 다 자러가고 1층현관, 2층 계단, 로비불하나 남기고 모두 끄고 앞뒤 철문 잠그고 씻고 12시쯤 나도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6:30분에 복도, 로비불 키고 방마다 들여다보며 보통소리로 “자 일어나자 기상~”
그다음 2단계 방문을 두드리며, 방스위치 누르며 좀 큰소리로 “얼른 일어나자, 기사~앙”
마지막 한바퀴 또 돈다 “다른사람들 기다린다, 빨리 모이자, 얼른..”
이른시간이라 일어나기 참 힘들겠다 싶다.
내가 아는 선생님은 캠프가서 아이들을 깨울때 큰소리로 시조를 읊조린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나도 그렇게 해볼까하다가 아이들이 ‘저 아줌마 미쳤나보다’ 고 할까봐 그만둔다.
아침에 일어날 때 시원하고 경쾌한 음악을 틀어주면 좋겠다 싶다.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깨우고 몸을 일으키고 기분도 살리고.. 선생님께 건의해봐야겠다.
그래서 6:50분쯤 현관에 모여서 인원체크하고 체조를 한다. 나도 옆에서 했다.
그리고 운동장에서 긴줄 넘기 ‘꼬마야, 꼬마야 땅을 짚어라’를 두 팀으로 나눠 한다.
나도 한바탕 뛸까하다가 출근해야되니까 무리할까봐 아이들이 줄넘기하는것을 보며 운동장을 천천히 걷는다. 몇바퀴돌고 물소리가 경쾌하게 들려 물가를 따라 한번 걷고 오니
갑자기 아이들이 하나도 없다. 엥~ 어느새 다 어디로 사라졌누?
시계를 보니 7:07분 20분도 채 안하네. 운동시간이 30분이라는데 .
요것들이 내가 모른다고 약식으로 하고 들어갔나?
2층에 와서 물으니 원래 그렇게 한단다. 15분에서 20분 정도로.
“정말?” “정말이예요. 그렇게 해요” 슬아가 말하는데 진지한 눈빛이 거짓말같지않다.
방에가서 짐을 챙겨 나오니 하나샘이 벌써 오셨다.
걱정말고 천천히 오시라니까, 못 미더워서 빨리 오셨나?
“어머니 아이들이 말 잘 듣던가요?”
“네 너무너무 잘 해요, 참 잘했어요. 제가 할 일이 없어요. 놀랬어요. 대단해요”
다은이를 만나서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었다.
보리섞고 팥넣은 밥에 잣넣은 멸치볶음, 콩나물무국으로 맛있게 먹었다.
평소에는 아침을 먹지 않는데 산돌밥은 있을때 먹어둬야한다.
밥상이 아니라 약상이므로.
식사후 쉬는시간에 4학년교실에 올라가봤다.
아 여기, 몇년전 학교설명회때 조영훈목사님의 안내에 따라 학교전체를 돌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
백몇년전에 지어져 지방문화재가 된 정자.
이런곳에서 동양고전을 배우다니, 우리아이들은 복받았다고 생각했던곳.
“다은아 엄마는 이런데서 살고 싶다. 더 클필요도 없고 딱 이정도면 충분해.”
“ ....(묵묵부답)..”
방 구석구석을 둘러보고있는데 민중이, 해리, 주혁이등이 올라온다.
“왜? 아~ 쉬는시간에 공부하려고?” 민중 “아이 쑥스럽네..”
다은이 속삭인다. “엄아 재네 공부안해. 누워서 놀고 기타치고 그래..”
“알았어 다은아, 모른척 해주는것도 좋은일이야”
“다은아 우리 동혁이한테 가보고 내려가자”
교실뒷산 몇년전 나무가 된 동혁이한테로 갔다.
금방 가져다 놓은듯한 작은 꽃바구니가 놓여있다.
어머 누가 왔다갔나? 그거 조화야. 아 그렇구나. 조화구나.
동혁이를 꼭 껴안았다. “동혁아 잘 있었니? 잘 있었어?”
동혁이를 안고 쓰다듬고 귀를 대고 대답을 기다렸다. ‘네~’ “응~”
내려와서 9시쯤 아이들은 교실로 들어가고
새로 대표교사가 된 밥샘께 축하인사를 드리고 안샘과 인도이동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안영미샘의 배웅를 받으며 산돌을 출발했다.
버스를 타니 그제서야 잠이 쏟아져 차 타고 오는 내내 사정없이 졸았다.
임무를 마친 뿌듯함에, 산돌여학생들의 의젓한 태도에 흐뭇해하면서.
집에 와서 샤워하고 점심 먹고 출근했다.
사무실에 와서 심장수술을 받고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 건모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수술후 따로 치료받을건없고 운동하고 잘먹으면 된단다.
“잘 먹는건 문제없잖아요.
생협이사장님이 누워있는데 회원들이 병문안올때 생협식품들고 오겠네.
메뉴 겹치지않게 교통정리나 잘해주세요. 주로 곰국으로 하고 간간이 과일도 좀 섞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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