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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안내자 교육 마지막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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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안내자 교육 마지막 수업

                                                                                                       참나무

매주 화요일 숲 안내자 교육 수업은 야외에서 진행되었고, 마지막 수업 또한 야외인 청계산에서 진행되었다.
마지막 수업 강의 선생님은 예명이 ‘코딱지’라고 했다.
민주노동당 광명시위원회에서 잠시 일할 때 장오주 사무차장한테 ‘코딱지’ 선생님에 대해 얼핏 얘기를 들었지만 어떠한 사람인지는 알수가 없었다. 그때 당시 코딱지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도 없었기에 코딱지에 대해 얘기하면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버렸다. 앞으로 내가 만날 사람이라고 여기지도 않았기에 말이다.  

‘코딱지’선생님의 첫 인상은 속된말로 땡중같다는 느낌이었다. 꺼릴 것 없고 거침이 없는 자기 중심적인 행동이 그렇고 옷차림도 그렇고 말투도 그렇고..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마지막 강의가 시작되었고 나에게 수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느낌 등을 정리하라는 임무가 떨어져 善한 나는 ‘코닥지’선생님의 강의 내용을 적기 시작했다.
한참을 강의하던 ‘코딱지’ 선생님이 적지 말고 강의 내용만 열심히 들으라는 것이었다. 적느라고 강의 내용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강한 반발심이 일어났다. 강의하면서 왜 적는 것까지 신경 쓰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강의 듣는 사람이 필요에 의해 적을 수 있는데, 그리고 원래 듣기만 하는 것 보다는 메모하면서 강의를 들으면 강의 내용이 더 기억에 더 남는다는 것을 왜 모르는 걸까. 나의 성격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 굽히지 않는다.  ‘코딱지’선생님 또한 나와 성격이 비슷하기에 이런 신경전이 벌어지는건지도 모르겠다.

코딱지 선생님의 강의는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는 새로운 내용이 아닌 30대 40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다.
‘과유불급 : 넘치면 모자란만 못하다’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하고 욕심 부리지 말라’ ‘나를 사랑해야 그 무엇도 사랑할수 있다’ ‘ 나만 생각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 소유하려는 것에서 문제가 생긴다’ ‘ 선을 자주 해야만 선해진다’ ‘제철 음식을 보고 먹어는게 중요하다’ ‘ 혼자 공부하면 오류에 빠지기 쉬우나 더불어 함께 공부하면 상승작용한다.’ 등등등, 우리가 일상 생활하면서 잊어버리고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들임에도 우리는 잊어버리고 놓치고 간건 아닐까. 어떻게 사는게 잘사는 것인지 잊어버리고 놓치고 가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철학 강의였다.

강의가 끝나고 이렇게 정리를 하려고 하니 ‘코딱지’ 선생님이 적지 말라는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이런 강의는 적고 메모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강의 내용을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취할 것인지 고민하면 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코딱지’ 선생님의 깊은 뜻을 감지하지 못한 것을 보니 나는 아직 어린가보다.

강의 내용은 대체로 좋았다. 초반에 신경전이 있었지만 강의를 즐겁게 웃음 천국으로 만들어 버리니 금방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몇 부분은 받아들일수 없는 내용도 있었다. ‘코딱지’ 선생님도 강의하면서 말씀하셨듯이 강의 내용 100%를 받아들일수는 없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내용을 열거하지는 않겠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기준이 다를수 있기에.

두달간의 숲 안내자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했는데 정말 즐거웠고 많은 것을 알게 되어 뿌듯하다. 시골에서 태어나 산과 들을 누비며 자랐기에 자연의 품속에서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 누구보다 자연의 혜택을 많이 받았다고 할수 있다. 자연속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추억도 많고 그래서 어린시절 행복했단 생각도 든다. 이런 행복을 안겨다 준 자연에 대해 숲에 대해 고마움도 모르고 너무도 몰랐던 것이 조금은 부끄럽게 다가온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와 꽃 그리고 풀 등이 각각의 이름이 있고 특성이 있고 생존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음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분명 이들도 이름이 있고 각각 특성이 있을거란 생각은 했지만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몇 종류의 나무 풀 꽃 이름을 어렸을때부터 알고 있는 것이 있긴 하지만, 이외에 모르는 것이 더 많은데도 이에 대해서 알고 싶다거나 모르니까 답답하다거나 그런 적이 없다보니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자연인 숲은 내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찾아가 즐기고 피로를 푸는 대상으로만 생각했다. 또 그렇게 해왔다. 내 삶의 중심에는 가장 기초적이고 현실적인 먹고 사는 문제 절절한 것들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에, 자연 숲에 대해  관심을 둘 수 없었고 그래서 내 삶의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숲 안내자 교육은 나에게 잠재되어 있는 많은 호기심과 모험심을 더욱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고 새로운 것에 대한 앎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주체 주관한 민들레님과 하늘지기님 기타 여러분 모두 고생하셨고 고맙다는 인사를 함께 전한다.


PS
딱 두가지 아쉬움이 있다.
하나는 첫 번째 두 번째 교육을 빼먹어 개근상을 못탄 것이고,
두 번째는 함께 참가했던 분들과 많은 얘기 나누지 못하고 이름도 잘 모르고 마쳤다는 것이다.

부탁을 하나 해도 될까요
마지막 강의 중에 고래 어미와 아기가 해후하는 장면 녹음한거 그래고 이것을 노래로 만든 것 구할수 있을까요. 아니 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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