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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영화 밀양을 보고.. -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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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철이라 오랜만에 환경모임 회의를 했다.
바쁜사람들은 가고 여유있는 사람들끼리 점심을 먹고
민들레가 살짝 지나간 영화 '밀양'을 어제 봤단다.
민들레의 영화평에 상반되는 참나무의 의견.. 분분했다.
나는 아직 안봤다.
그런데 자연생태연구소홈에 어느분이 쓴 평이 생각나서 올린다.
공감하는 분들이 많을것 같아서..
나도 봐야지. 여울각시 -

영화'밀양'을 봤습니다. - 박봉숙


토요일이면 재호랑 가끔 조조 영화를 보러 갑니다.


얼마전 영화 '밀양'을 봤습니다.


밀양에는 영웅이 없습니다.


물론 기적도 없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 한 장면도 찍히지 않았습니다.


멋진 건물도 나오지 않습니다.


어떤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기적적으로 극복해

내는 짜릿한 대리 만족도 없습니다.


가슴에 와 닿는 아름다운 대사도 없습니다.


눈요기를 할 멋진 드레스도, 베드신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제는 뭔가 나오겠지....하면 관객을

기다리게 만듭니다.


전도연의 연기가 끝내준다고 했는데....


뭔가 멋진 해결책을 내 놓지 않을까....


아님,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그 무엇인가를 보


여줄거야....


기대하며 봅니다.


영화가 끝으로 치닫고 관객은 은근히 조바심을 냅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렇게 끝납니다.


아무런 해결책도 없이,


아픔을 가슴에 묻게하며....


영화를 본 관객은 말합니다.


"뭐야?"


그렇게 조금씩 투덜거리며 영화관을 나옵니다.


허무합니다.


영화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요.


현실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 힘이 든겁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보아왔던 영화의 관념을 뒤집어 엎습니

다.


항상 주인공은 잘생기고,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하고,


죽음 앞에서도 용감하며 극복합니다.


그리고 멋진 화면과 명사대를 읊습니다.


그래서 관객을 울리고 가슴을 흔들어 댑니다.


그러나,


밀양은 다릅니다.


주인공은 화장끼 전혀 없는 얼굴로


옆집 아줌마 같은 옷을 입고,


별 희망은 없지만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열심히 희망을


끈을 만들어 봅니다.


그러나 삶이 때때론 그러하듯  넉넉하지 않습니다.


일어서는 그녀를 넘어뜨립니다.


넘어진 그녀는 현실에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칩니다.


주인공 다운 멋진 모습이 아닌....우리네처럼...그렇게


현명하지 못한 선택을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그녀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습니다.


마지막 죽음 앞에서조차 그녀는 당당하게 맞이하지 않지

요.


거리로 뛰어나와 애걸을 합니다.


'살려달라고...'


보는 관객은 가슴이 답답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가슴이 아파옵니다.


전도연의 연기가 뛰어나 울려오는 파동과 함께....


아픔 앞에,


절망 앞에....


인간이 선택할 길이 얼마 없음을 알기에...


아니 그런 한계를 지닌 인간이 나라는 것을 알기에....


억지로 관객을 울리지 않아 조용하던 영화관에 소리 없


는 눈물이 내립니다.


이 영화의 매력은 여기에 있습니다.


그가 나 일수 있다는 것.....


영화 속에 주인공은 우리가 거리에서 만나는 그 누구 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답답하고, 가슴이 져며오며.....그를 사랑하게 된


다는 것....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처럼 주인공의 늘씬한 몸매에


명품을 걸치지 않아도.


전도연의 연기가 살아나는 것은 그 작품이 시사하는 것


이 우리 안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일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정말 전도연은 잘 표현해 내고 있었습니

다.


그녀의 특유의 웃음짓는 모습과,


통곡하던 모습이 아직도 가슴에 있습니다.


구원의 문제.....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교회에서 발끈하다는 평을 보고.....


이제는 교회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느낀 것은


이 시대를 사는 힘든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의 모습을 그저 무슨 전기문 읽듯 보여주고 있었


습니다.


그래서 지루하듯하지만.......



그래서 새로웠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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